검수완박 쉽고 정확하게 정리합니다
안녕하세요
뉴스에서 검수완박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검수완박은 검찰수사권완전박탈의 줄임말인데,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몰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검수완박이 무엇이고,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쉽고 정확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필수개념 정리 (고소/고발/송치)
검수완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알아두어야 할 세 가지 선행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고소와 고발 그리고 송치입니다.
고소란 내가 피해를 본 범죄를 신고하는 것이고,
고발은 타인이 피해를 본 범죄를 대신 신고하는 것입니다.
송치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넘기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면 우선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합니다. 그 후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게 됩니다. 검찰에 사건이 송치되면 검사는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최종 기소여부를 결정합니다.
2. 검수완박의 내용
고소와 고발, 송치의 개념을 이해했으면 이제 검수완박을 이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검수완박의 쟁점은 크게 세가지인데 각각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1) 고발 사건에 대하여 불송치시 이의제기 불가
앞서, 고발과 송치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설명했습니다. 고발은 다른 사람에게 저지른 범죄를 대신 신고하는 것이고,
송치는 경찰이 검찰에게 사건을 넘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2020년 민주당은 형사소송법에 "불송치"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원래는 경찰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기소 의견으로 송치", 없다고 판단하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 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만, 불송치의 개념이 도입되어 경찰이 범죄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소/고발인이 불리하게 되므로 대신, "이의제기"의 권리를 부여합니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 결정하면 고소/고발인은 검찰에게 "경찰이 이거 범죄 아니래요. 검찰님이 다시 한번 봐주세요"라는 의미로 이의제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수완박에서는 고발인의 이의제기권을 삭제했습니다. 따라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게되면 더이상 고발인은 이의제기를 할 수 없게 되는것입니다.
(2) 고소 사건에 대하여 이의제기시 해당 내용에 한정해서만 재수사 가능
(1)에서는 고발한 사건에 대한 이의제기를 삭제한 것이 문제라면, 이번엔 고소한 사건에 대한 문제입니다.
고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이의제기권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여 고소인이 이의제기를 한 경우
검찰은 해당 이의제기 내용에 한정해서만 수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이의제기가 들어온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다가 별도의 혐의나 추가 혐의가 발견되면 이를 함께 수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수완박이 시행되면서 이의제기 한 내용 이외에는 수사가 불가능하게 되어 추가 혐의나 별도 혐의가 발견되더라도 수사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는 예를들어 이해하면 쉽습니다.
여러분이 중고나라에서 사기를 당해서 경찰에 고소를 했는데 모종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합시다.
그래서 여러분은 이의제기를 신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검찰에서 재수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사가 이 사건을 수사하다 보니 이 놈이 혼자 범행을 한게 아니었습니다. 중고나라에 글 올린 놈, 입금 받은놈, 출금한 놈 등등이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여러분 말고도 3명이나 더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검수완박에 따르면 검찰은 이의제기 받은 부분에 대하여만 수사할 수 있으므로 공범들과 추가 피해자에 대하여는 수사하지 못합니다.
(2) 연관/추가 범죄 수사 불가 및 수사지휘권 거부 가능
(2)의 내용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릅니다.
똑같이 여러분이 중고나라 사기를 당해서 경찰에 고소했다고 합시다. 경찰이 이번엔 송치 결정을 하여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고 할게요. 그런데 검사가 수사를 하다보니 이 놈이 사실 성매매 업소도 운영하고 있고 불법토토도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러한 혐의를 인지했다면 모두 수사해야 하겠지요?
기존에는 검찰이 이러한 내용을 인지 했다면 "경찰님들 뭐하십니까. 이 사람들 성매매도 하고 토토사이트도 운영하잖아요. 저희라도 알았으니까 저희가 수사 하겠습니다." 하고 검찰 단독으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검수완박에 따라 검찰의 수사권이 삭제되면서 이러한 연관/추가 범죄를 단독으로 수사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 남은 방법은 하나입니다.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겁니다.
검찰이 경찰에게 "경찰님들 저희가 수사하다보니 이런 이런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어요. 그런데 저희가 직접 수사 할 수 없대요. 그러니 경찰님들이 다시 수사하셔서 저희한테 송치해 주세요."하고 지시하는 겁니다.
그런데, 검수완박은 수사지휘권마저 경찰이 거부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검찰이 이러한 내용을 경찰에게 수사 지휘하더라도 경찰이 이를 거부하면 해당 혐의는 수사하지 못하고 종결됩니다.
검찰 수사권의 강제성이 사라지게 되니까요.
3. 정리
여기까지 검수완박의 주요 내용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검수완박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그동안 검찰의 무리한 수사나 무고한 사람을 수사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렇게 되면 범죄자들이 판을 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